


클레오의 세 사진은 가구 이야기처럼 보인다. 열린 바닥, 둥근 높은 침대, 투명 뚜껑이 있는 나무 포드. 그러나 자세히 보면 가구보다 선택의 이야기다. 클레오는 각 장소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며, 어디에서 어떻게 쉴지 정확히 아는 고양이의 만족을 보여 준다.
방을 향해 선 자세
첫 사진에서 클레오는 뒷발로 일어서 있다. 주황빛 털이 실내 조명을 받고 앞발은 들려 있으며 시선은 카메라 위쪽을 향한다. 누군가 세워 놓은 포즈가 아니라 자기 관심을 따라간 자세라서 당당하다. 카페 소개에는 여러 고양이가 있던 가정에서 새 보금자리로 왔다고 기록돼 있다. 사진이 보여 주는 현재는 단순하고 선명하다. 이제 클레오에게는 자기 위치를 고를 공간이 있다.
전망이 있는 낮잠
둘째 사진에서 클레오는 캣타워의 둥근 침대에 잠들어 있다. 몸은 곡선에 꼭 맞고 카페는 아래에서 계속 움직인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서 잔다고 해서 인사를 받아 주겠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높은 자리가 만들어 준 경계 덕분에 경계를 풀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작은 왕국
마지막 사진에서는 나무 포드 안에 동그랗게 말려 있다. 투명한 면을 통해 보이지만 벽은 여전히 쉼터의 경계다. 열린 바닥에서 서고, 높은 곳에서 자고,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가는 세 선택이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클레오의 평온은 손님을 위해 늘 같은 표정으로 유지되는 성격이 아니다. 방이 자신의 결정을 존중할 때 생기는 상태다. 한동안 두고 보면 잠에서 깨어 몸을 늘이고, 천천히 눈을 깜빡인 뒤 더 좋은 자리를 찾아갈지도 모른다. 그 이동을 재촉하지 않고 바라본 순간, 방문자는 클레오가 설계한 편안함을 제대로 본 셈이다.
Cleo는 열린 바닥과 높은 침대, 몸을 숨길 수 있는 나무 공간을 저마다 다른 편안함으로 선택한다.